그린바이오 종자·식품·바이오 장기 등 동·식물 연구 화이트바이오 친환경 기술로 에너지·소재 개발 연구
▲ 건물 안에 있는 스마트팜 농장에 채소가 자라고 있다. 사진
기후변화를 늦추기 위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이 글로벌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와 관련된 초기 시장 단계인 그린·화이트 바이오 산업이 확대되고 있다.
그린바이오는 동물·식물과 같은 생명자원에 바이오기술을 적용해 주로 농수축산업과 관련한 산업 전반에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분야다. 종자개량·대체식량·사료 등이 대표적인 그린바이오 분야다.
화이트바이오는 친환경 기술을 이용해 에너지와 소재를 연구·개발하는 분야다. 화석연료 대체 에너지·환경오염 물질을 분해하는 마이크로바이옴·바이오물질 기반의 친환경 소재 등이 대표적인 화이트바오 분야다.
그린바이오 동·식물 생명자원에 바이오기술 적용
농림축산식품부와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에 따르면 세계 그린바이오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약 1조2000억 달러(약 1600조 원)로 연평균 6.7% 성장하는 시장이다. 국내 시장은 2020년 5조4000억 원 규모로 세계시장 대비 0.3% 수준으로 정부와 산업계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보고서에서 그린바이오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도 국내에서는 그린바이오 분야 R&D 성과가 산업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으며 그린바이오 관련 국내 기업들의 기술개발·산업화 역량이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한국이 세계 5위 규모의 농업 유전자원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그린바이오 분야의 산업화 기술은 최고 선도국 대비 75~80% 수준으로 성과 창출 저조하다. 그린바이오 분야는 식품· 종자·미생물 등 소재 개발 중심의 R&D가 진행되었으나 식품 산업을 제외하고는 관련 산업의 국내 시장의 성장 규모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그린바이오 분야로는 △마이크로바이옴 △대체식품 △종자 산업을 들 수 있다. 컨설팅 기관인 삼정KPMG에 따르면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산업은 연평균 8.7% 성장해 2019년 기준 2조9000억 원에서 2030년이면 7조3000억 원으로 확대될 것망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은 프로바이오틱스·생물농약 비료·축산 수산 사료첨가제 등에 활용되는 신시장으로 각광받아 성장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전체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규모가 2022년 61.8억 달러(약8조3000억 원)에서 연평균 13.1% 성장해 2026년 100.9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 다음으로 큰 그린바이오 시장이 식물성·배양육·식용곤충 등대체육(대체식품) 산업이다. 2019년 기준 9000억 원에 불과하던 국내 시장이 연평균 13.1% 성장하면서 2030년 3조6000억 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조사 기업인 글로벌인포메이션은 글로벌 대체육 시장이 2022년 65억 달러에서 연평균 6.6% 성장해 2028년까지 9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종자 산업도 빼놓을 수 없다. 국내 종자 시장은 2019년 1665억 원 에서 연평균 9.5% 성장해 2030년 4506억 원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분자육종·디지육종·신육종 등의 기술발전으로 미래 종자시장 전망이 밝다. 글로벌 종자 시장 전망은 더욱 밝다. 지난해 전세계 종자 산업 규모는 약 627억2000만 달러로 연평균 6.6% 성장해 2027년 약 811억 달러로 커질 전망이라고 글로벌 인포메이션이 전했다.
지난해 정부는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신소재 등을 개발하는 ‘그린바이오’ 분야를 지원해 산업 규모를 2027년까지 10조 원 규모로 키울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주무부처인 농식품부는 산업화를 촉진하고 혁신기술과 인력을 양성해 국내 그린바이오 산업 규모를 약 5조4000억 원에서 2027년까지 2배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이 분야 수출액도 2020년 2조7000억 원에서 2027년 5조 원으로 확대하고 유니콘 기업(거대신생기업)도 지난해 1곳에서 2027년 15곳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올해 정부는 그린바이오 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사업비 198억 원을 편성해 그린바이오 소재를 대량·고속으로 선별·검증하는 첨단분석장비를 구축(2개소·50억 원 편성)하고 그린바이오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시설 1개소를 2억 원을 들여 신규로 구축할 계획이다.
▲ 2018년 레고는 사탕수수 기반인 바이오 폴리에틸렌으로 만든 제품을 출시했다. (로이터)
석유화학에서 벗어나 화이트바이오로 탄소중립 실현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전세계가 석유로 대표되는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해 노력 중인 가운데 의료 분야인 레드바이오 다음으로 큰 시장이 화이트바이오다. 화이트바이오는 탄소배출의 주범인 석유화학 산업에서 벗어나 식물자원인 생물유기체(바이오매스·Biomass) 기반으로 에너지와 소재를 만든다. 주로 바이오 플라스틱·바이오 정밀화학 제품·바이오 연료와 같은 산업용 중간재 제조가 목적이다.
KPMG에 따르면 바이오 플라스틱은 생분해성과 원료 종류에 따라 바이오매스 플라스틱과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나뉜다.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은 옥수수·사탕수수와 같은 바이오매스가 20~25% 첨가된 플라스틱이다. 석유를 원료로 만드는 플라스틱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어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으나 생분해성 여부와는 무관하다는 단점이 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바이오매스 첨가와는 무관하며 생분해 기간이 180일 이내에 90% 이상 생분해되는 플라스틱이다. 기존 플라스틱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과 유통기간 중 분해가능성·물성악화 등의 단점이 있으나 석유계 플라스틱이 전지구적인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면서 일회용품을 중심으로 사용되고 있다.
화이트바이오 분야 중 하나인 바이오연료는 바이오매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연료다. 바이오연료에는 바이오디젤·바이오에탄올·바이오가스가 있다.
시장조사 기관 아드로이트마켓리서치는 글로벌 화이트바이오 산업 시장규모가 2021년부터 11.5% 성장해 2027년 약 4799억 달러(약 64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백악관은 2022년 보고서에서 10년 내 기존 제조산업의 30% 이상(약 30조 달러)이 화이트바이오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고속 성장 흐름에 맞춰 국내에서는 2021년 4월 산업통상자원부 주도로 ‘화이트바이오 연대협력 협의체’(GS칼텍스·CJ제일제당·롯데케미칼 등 바이오·화학 기업 10개사 및 한국바이오협회· 한국석유화학협회·산업기술평가관리원 참여)가 발족됐다.
최근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친환경 석유 대체 연료의 생산·사용을 확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 정유업계는 글로벌 환경 규제 대응과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해 2030년까지 약 6조 원을 친환경 연료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흐름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