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경부가 일회용품 사용 금지 규제를 사실상 철회하는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식음료·유통업계에서는 자발적으로 친환경 정책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7일 식당, 카페 등 식품접객업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와 젓는 막대 사용 금지 조처에 대해 계도기간을 사실상 무기한 연장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편의점 등 유통업계는 매장 내 종이빨대 사용을 유지하는 등 친환경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편의점 CU는 플라스틱 저감을 위해 종이 빨대 사용을 기존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환경 보호를 위한 소비 문화는 계속 이어가면서 규제 변경으로 어려움에 처한 종이 빨대 생산 업체와의 상생도 함께 도모하겠다는 복안이다.
CU는 작년 11월 식품접객업 매장 등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는 규제를 시행하기 전부터 선제적으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전면 중단, 종이 빨대를 도입하고 빨대 없는 컵얼음을 개발한 바 있다.
점포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종이 빨대, 나무젓가락 등 소모품을 일반적으로 상시 비치하는 대신 필요한 고객들에게만 제공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넛지형 전략도 펼치고 있다.
또한, CU는 지난 2020년부터 그린스토어 등 직영점을 중심으로 비닐봉투 대신 PLA 생분해성 친환경 봉투를 사용했으며 작년 10월부터는 전국 모든 점포에 재사용 종량제 봉투, 다회용 쇼핑백을 전면 도입했다. 이러한 친환경경영으로 연간 54.2톤(플라스틱 빨대 무게 1g)에 달하는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었다.
또 CU는 2021년 전체 생수 매입량 34%인 3,800만 개를 차지하는 PB HEYROO 생수 전 품목을 무라벨 패키지로 변경해 35톤의 필름을 절감했으며 김밥 등 비가열 간편식품의 포장 용기를 생분해성 소재로 적용해 연간 195톤의 플라스틱을 줄였다.
GS25는 종이봉투와 종이빨래 등 사용을 유지해 친환경 경영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GS25는 올해 4월부터 전국 1만7000여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의 발주를 전면 중단하고 종이빨대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 같은 정책을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앞서 GS25는 지난해 11월부터 1회용 쇼핑백 대신 전 매장에 도입해 운영 중인 종이 쇼핑백에 극지 연구소와 협약을 맺고 환경보호 캠페인 메시지를 인쇄해 ESG 인식 확산에 나서고 있다. 종이 쇼핑백에는 '오늘도 집이 하나 사라졌습니다. 기후 위기, 다음은 우리 차례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북극곰의 서식에 필수적인 북극 얼음(집)이 녹고 있는 이미지가 삽입됐다.
세븐일레븐도 종이 빨대 사용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세븐일레븐은 2018년 11월부터 종이빨대를 도입한 바 있다.
식품업계에서도 플라스틱 저감 등 친환경 경영을 위한 노력이 줄을 잇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친환경 패키징 추진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나뚜루 미니컵 제품에 제공되던 플라스틱 스푼 재질을 나무로 변경해 선보였다.
롯데웰푸드는 이로 인해 연간 5톤 가량의 플라스틱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또 롯데웰푸드는 ‘카스타드’, ‘엄마손파이’, ‘칸쵸’ 등에 플라스틱 재질의 완충재와 용기를 종이로 변경해 연간 약 600톤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감한 바 있기도 하다.
농심은 생생우동의 플라스틱 트레이와 비닐 포장을 제거하고 종이 포장으로 전환했다. 농심은 이를 통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연간 83톤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생우동은 생면으로 구성돼 일반라면의 포장 공정과 다르고, 제품 자체도 외부 충격에 의한 파손 가능성이 높았다. 그동안 농심은 이 문제를 플라스틱 트레이로 해결해 왔으나, 설비투자와 생산기술 고도화를 통해 제품의 안전성과 플라스틱 사용량 절감이라는 두가지 목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앞서 농심은 2021년 생생우동 묶음 포장을 띠지로 변경해 플라스틱 필름 사용량을 절감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