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등록일 : 2023-09-18
미국 뉴욕주 세계무역센터 로비에 설치된 플라스틱 폐기물로 만든 지구본 조각. 사진 : 연합뉴스
2차 회의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됨에 따라 지난 5월 29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대면 방식으로 개최됐다. 2차 회의에서는 잠정 적용된 ‘절차 규칙(rules of procedure)’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의사 결정 시 만장일치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투표를 통해 3분의 2 이상 득표를 합의 조건으로 정하는 규칙이다. 사무국은 1차 회의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37조를 제외하고 절차 규칙과 관련한 재협상이 어렵다는 법률적 해석을 내렸지만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브라질·중국·인도 등 일부 국가는 39조에 해당하는 절차 규칙의 투표 조항을 재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을 비롯해 한국·미국·세네갈·노르웨이 등 대부분의 국가는 1차 회의에서 잠정 적용하기로 합의한 절차 규칙을 문제 삼으며 협상을 지연시키는 데 우려를 표명했다. 결국 절차 규칙에 대해 회원국 간 다양한 견해가 있다는 해석(interpretative statement)을 남긴 후에야 2개의 분과 회의로 나눠 논의가 이뤄졌다.
분과 회의에서는 협약의 목적, 핵심 의무, 규제 조치, 자발적 접근을 논의하는 그룹과 이행 수단, 이행 조치를 논의하는 그룹으로 나뉘어 동시에 진행됐다. ‘플라스틱 전 생애 주기에 걸친 악영향에서 인간의 건강과 환경 보호’를 협약 목적으로 삼는 데 대부분의 국가가 공감했다.
선진국과 개도국 시각 차
다만 플라스틱 오염 종식과 관련한 목표 연도 설정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국가들이 있었다. 폴리머(고분자) 감축에 대해서도 글로벌 목표 설정을 선호하는 국가와 국가별로 목표를 수립하자는 국가 간 이견이 있었다. 불필요한 플라스틱, 위해 플라스틱, 화학 물질 규제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규제 대상과 기준 마련을 위해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미세 플라스틱 감축에 대해서는 미세 플라스틱 정의에 대한 과학 기반 마련과 유출원 식별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다수 국가가 플라스틱 폐기물의 안전한 관리?연구?혁신, 플라스틱 폐기물 수집, 재활용, 폐기 기술 개발을 지지했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도입에 대해서는 국가별 상황에 따라 적용할 필요가 있고 자발적 조치여야 한다는 주장과 국제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립됐다. 또 플라스틱 순환 이용, 바이오 플라스틱, 생분해성 플라스틱 등 대체재 마련, 플라스틱 유출 방지 조치 등에 대해 논의했다.
기술 이전, 재원 조달, 이행 평가 등 협약의 이행 수단과 관련한 논의에서는 선진국과 개도국 간 견해차가 극명하게 나타났다. 기술 이전과 관련해 선진국은 상호 합의된 조건에 따른 기술 이전을 명확하게 규정하기를 원했지만 개도국은 양허적이고 특혜적인 방식을 선호했다. 대부분의 개도국은 재원 조달을 위해 새로운 메커니즘을 설립하자고 했지만 선진국은 새로운 재원 기구 설립보다 지구환경기금(GEF) 등 기존 메커니즘 활용을 지지했다.
한국, 최종 협상회의 개최국으로 선정
김효은 기후변화대사(화면 왼쪽 첫 번째) 가 유럽연합 제2차 플라스틱 협상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외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