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등록일 : 2023-08-17
동식물 사체나 바나나 껍질처럼 자연적으로 썩어
플라스틱은 자연적으로 완전히 분해하는 데 500년에서 길게는 1만 년 이상 걸린다. 기존 플라스틱보다 빠르게 썩는 플라스틱도 나왔지만 여전히 수개월~수 년이 걸리거나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시설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동식물 사체나 음식물 쓰레기처럼 자연에서 빠르게 썩고,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는 '진짜' 친환경 플라스틱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은 대구 동구 불로동 동구자원재활용센터 선별장에 쌓여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뉴스1
국내 벤처기업 위켄드랩은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나 제약회사에서 신약 개발에 쓰고 남은 계란이나 오리알 노른자, 커피찌꺼기와 두부 찌꺼기 등으로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고 있다. 테이블이나 접시, 그릇, 캔들 홀더가 주 생산품이다.
음식물 쓰레기에 든 단백질이나 섬유질 등을 추출해 치즈나 종이를 만들 듯이 굳히는 방식이다. 이미 잘 썩는 원료로 만들었기 때문에 음식물이나 동식물 사체처럼 빠르게 썩고,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는다. 물론 기존에 쌓여 있던 폐기물 양도 줄일 수 있다.
최근 과학자들과 기업들은 이처럼 파리와 새우, 게의 사체 성분을 이용해 빠르게 분해되는 플라스틱을 만들고 있다. 갑각류와 곤충 같은 절지동물의 단단한 껍데기에 많이 들어있는 ‘키틴’ 성분을 이용한 것이다. 단백질이 풍부해 건강식품으로 많이 쓰이는 세균으로 플라스틱을 만드는 사례도 있다.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 달걀 껍데기 등 음식물 쓰레기를 이용해 플라스틱을 개발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기상천외한 재료들로 플라스틱을 만드는 이유는 간단하다. 흙이나 물속 아무 데나 버려도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고 동식물 사체처럼 빠르게 썩는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GRID-Arendal, Levi Westerveld, Studio Atlantis, https://www.grida.no/resources/14936
미국 텍사스A&M대 연구진이 개발한 친환경 플라스틱의 주 원료인 동애등애. 외골격을 단단하게 하는 성분인 키틴을 추출해 정제해서 플라스틱을 만든다./Cassidy Tibbetts
미국 워싱턴대 연구진이 세균인 스피룰리나로 만든 생분해성 플라스틱 블록. 스피룰리나로 가공한 청록색 분말에 고온 고압을 가하면 원하는 모양대로 단단한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 수 있다. 흙이나 물속에서 바나나 껍질처럼 빠르고 쉽게 썩는다./Mark Stone, University of Washington